디지털 자산 상속을 위한 가족 커스터디 플랜 설계 방법
암호화폐와 NFT 같은 디지털 자산은 전통적인 금융 자산과 달리, 보관 방식부터 상속 방식까지 모든 구조가 다릅니다. 가장 큰 차이점은 '중앙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'는 점이며, 이로 인해 소유자의 사망 시 가족이 자산 존재를 모르거나,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.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가족 커스터디 플랜(Family Custody Plan)입니다. 이 구조는 멀티시그나 MPC(다자간 계산) 방식을 통해 가족 간 자산 접근 권한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, 보안성과 상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. 본 글에서는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물려주기 위한 가족 커스터디 구조의 설계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.
1. 왜 가족 커스터디 플랜이 필요한가?
디지털 자산은 다음 세 가지 특성을 가집니다.
- 중앙은행이나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음
- 프라이빗 키 또는 시드 문구 없이는 복구 불가
- 자산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가족이 모를 수 있음
이러한 특성으로 인해, 자산을 보유한 사람이 갑자기 사망하거나 실종될 경우 자산이 아무에게도 전달되지 못한 채 사라질 위험이 큽니다. 따라서 자산 소유자가 살아 있을 때, 가족에게 일정한 권한을 미리 위임하고, 그 구조가 보안성과 신뢰를 동시에 보장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합니다. 이것이 바로 ‘가족 커스터디 플랜’이 필요한 이유입니다.
2. 커스터디 플랜에 활용되는 주요 기술 개념
1) 멀티시그(Multisig)
여러 개의 서명이 있어야 자산 이동이 가능한 지갑 구조입니다.
- 예: 2 of 3 구조 (총 3개 키 중 2개가 있어야 이체 가능)
- 가족 1인, 본인, 법률대리인 각 1개의 키를 보유
- 한 명이 사망해도 나머지 2인의 서명으로 자산 복구 가능
2) MPC (Multi-Party Computation)
키를 여러 조각으로 분할한 후, 분산된 주체가 동시에 검증해 서명하는 방식입니다.
- 물리적인 지갑이 없어도 보안 유지
- 외부 서버나 장치에 키가 저장되지 않음
- 유연한 구조로 상속 시도 대비 가능
멀티시그가 구조가 단순한 반면, MPC는 보안성과 유연성이 더 높습니다.
3. 가족 커스터디 플랜의 실전 설계 방법
단계 1. 상속 대상 자산의 목록화
- 어떤 자산을 누구에게, 어떤 구조로 넘길지 정리
- 코인, NFT, 스테이킹 자산, DAO 토큰 등 모두 포함
- 거래소 보관 자산은 별도로 문서화
단계 2. 커스터디 구조 선택
유형 | 설명 |
멀티시그 | 간단한 구성, 구현 쉬움, 하드월렛과 연동 가능 |
MPC | 기술적 난도 높음, 보안성 우수, 제3자 개입 용이 |
TIP: 일반 가정이라면 Gnosis Safe 같은 멀티시그 구조가 현실적입니다.
단계 3. 권한 분산 설계
- 본인 1인 보관이 아니라, 가족과 함께 구조 설계
- 예: 본인 + 배우자 + 자녀, 또는 본인 + 가족 + 공증인
- 이 중 2명 이상 서명 시 자산 이동 가능하도록 설정
단계 4. 비상 상황 대응 시나리오 설정
- 사망, 사고, 장기 의식불명 등 여러 상황 고려
- 트리거 조건 설정(예: 일정 기간 무응답 시 실행 등)
- 법률 문서와 병행하여 공식 유언장에 반영
단계 5. 문서화 및 테스트
- 커스터디 구조와 키 관리법을 상세히 문서화
- 가족 구성원이 실제 테스트를 통해 숙지
- 문서와 매뉴얼은 오프라인 + 암호화 보관
4. 실제 활용 가능한 도구와 서비스
플랫폼/툴 | 설명 |
Gnosis Safe | 멀티시그 지갑 생성 가능, 가족 커스터디에 적합 |
Fireblocks | 기업용 MPC 구조, 고액 자산가 또는 법인에 적합 |
Casa | 비트코인 MPC 기반 지갑, 상속 기능 내장 |
TrustVerse | 디지털 유언장 및 상속 커스터디 연구 중 (한국 기반) |
5. 주의할 점
- 기술적 이해 없이 구조만 만들면 오히려 자산 접근이 더 어려워질 수 있음
- 가족 간 신뢰가 중요하므로, 정보 공유 및 교육이 병행되어야 함
- 스마트 계약이나 키 복구 기능이 없는 플랫폼은 장기 보관 시 위험성 존재
- 커스터디 설계 후에는 반드시 ‘정기 점검’을 해야 함 (예: 6개월, 1년 주기)
결론
디지털 자산은 기존 금융 자산과 달리, 관리 책임이 100% 개인에게 있습니다. 따라서 상속을 고려하지 않고 관리한다면, 유사시에 가족은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한 채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 규모의 자산을 잃게 될 수 있습니다. ‘가족 커스터디 플랜’은 기술적 보안성과 가족 간 분산 권한 구조를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입니다.
지금 당장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, 한 번 구조를 만들어 놓으면 예상치 못한 사고에도 자산을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확실한 대비책이 됩니다. 가족이 나의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이어받을 수 있도록, 지금부터 커스터디 플랜을 설계해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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